내 지갑은 왜 늘 비어있을까? 소비성향으로 본 경제적 불평등의 단면

매달 월급은 스쳐 지나가고, 지갑은 늘 텅 비어 있는 듯한 기분. 혹시 당신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소득의 차이를 넘어,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의 근본적인 소비성향 차이에서 비롯된 경제적 불평등의 단면입니다.

상위 계층: '경험'과 '투자'를 소비한다

상위 계층의 소비는 겉으로 드러나는 과시보다 자산 증식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은 명품이나 고가 자동차 같은 감가상각이 큰 물건 대신, 가치를 창출하는 경험에 돈을 씁니다. 예를 들어, 자녀 교육, 건강 관리,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한 여행이나 모임에 투자합니다. 또한, 미술품이나 부동산 등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상승하는 자산에 주로 소비합니다. 이들의 소비는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미래 소득을 위한 재투자의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위 계층: '생존'과 '과시'의 덫에 갇힌 소비

반면, 소득이 낮은 계층의 지갑이 비는 주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생존 소비’**입니다. 급등하는 주거비, 식료품비, 의료비 등 필수적인 지출이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아무리 절약해도 소득 자체가 낮아 저축이나 투자는 엄두조차 내기 힘듭니다.

둘째는 **‘과시적 소비’**입니다. 사회적 압박이나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자신의 경제적 능력 이상으로 명품이나 최신 전자기기 등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일시적인 만족감을 주지만, 결국 부채와 재정적 압박을 가중시켜 빈곤의 덫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듭니다.

소비의 목적이 빈부 격차를 만든다

결국, 경제적 불평등은 단순히 '얼마를 벌고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쓰고 있는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부자는 돈을 이용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소비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혹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돈을 씁니다. 이 두 가지 소비 패턴의 차이가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만듭니다. 지갑이 비는 이유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